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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초5)&강해(만6세)의 도전 2탄, 설악산종주!

다강울타리 2011. 11. 6. 00:47

 

 

영석대장이 2005년 5월 남극점을 밟았을 당시 위성으로 연결된 라디오 인터뷰다.

 

손석희: "먼저 축하드립니다.  세계최초 산악그랜드슬램, 많이 기쁘시겠습니다."

박영석: "지금 뭐 그런 것을 해냈다는 기쁨 같은 건 모르겠구요...

            살아서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만 합니다!"

 

그때의 방송이 다시 들려온다.  출근 길 자유로를 달리며 북한산 뒤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이 내 가슴을 더욱 더 먹먹하게 만든다. 

 

가족이란 그런 것이다.

 

아빠이자, 남편이자, 그저 산을 좋아하는 범부로서

박영석대장 및 대원들의 평화로운 영면을 기원하며

눈 녹는 봄이 되면 가족의 품으로 꼭 돌아올 수 있기를 진심으로 염원한다. 

 

 

 

 

 

 

인어른 얘기를 금번 후기 들어가기 전에 안 할 수가 없다.

일전에 다른 후기에서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어 긴 설명은 하지 않겠으나 여하튼

산에 관해선 일가견이 있으신, 일흔을 넘긴 춘추에도 진정으로 산을 사랑하는 산 사나이!

그간 50여차례의 가족산행에 있어서도 알짜배기 정보와 아낌없는 격려를 해주고 계신다.

 

 

 

 

다해의 분유통을 배낭에 챙겨 찾은 관악산.

다강울타리 가족의 산행일지에 첫번째 가족산행으로 기록되어 있는 연주대의 저 사진도 

장인어른이 찍어 주셨고...

 

 

 

 

세살배기 강해의 손을 잡고 북한산에도...

 

 

 

 

 

돌이 지난 강해와 설악산을 찾았을 때의 기억이 문득 떠올라...

설악산종주를 마치고 설악동 소공원으로 나오는 길 그때 그 장소에서 기념 연출도 해본다.

 

 

 

 

아버님...고놈이 이제 일곱살이 되어 아버님과 설악산을 다시 찾았습니다.

게다가 이번엔 아버님 손을 꼭 잡고 대청봉에 서 있네요!  기쁘시죠?^^

 

 

 

 

 

 

리산종주에 이어 다해&강해의 도전 2탄, 설악산종주의 시작을 알리는

동서울터미널 한계령 발 첫차에 몸을 싣는다.  그간의 캠핑과 산행으로 새벽부터 부산을 

떠는 일에도 이제는 익숙하다. 

 

 

 

 

 

올 여름 흘림골 등선대에서도 바라본 만물상을 배경으로 할아버지와 기념사진 한장 찍고 

굽이치는 한계령을 감상하며 서북능선을 향해 오른다.

 

 

 

 

 

종주코스 계획 당시 꾀 거슬렸던 초반 서북능선삼거리 까지의 2.3km. 역시 가파르다! 

하지만 치악산 사다리병창으로 비로봉에 오른 예행연습이 주요했던 걸까?~ㅋ

 

 

 

 

가뿐히? 올라선다!!

 

 

 

 

 

 

 

살아천년, 죽어천년 우직한 주목과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불로문을 지나

끝청을 향해 거침없이 내닫는다.

 

 

 

 

 

구름에 뒤덮인 끝청에 올라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말씀하신다.

"저기가 용화장성능선, 저기는 공룡능선, 그리고 저기는......"

다해와 강해에게 저 그림을 보여 주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안타까우신가 보다. 

 

넘 속상해 하지 마세요~  내년에 날 잘 잡아서 다해, 강해랑 공룡타러 한번 더 오시죠 뭐!^^

 

 

 

 

 

 

청봉 이제 600m 남았다. 드디어 중청대피소에 도착한다.

 

 

 

 

 

애석하게도 금번 기상예보는 정확했다~ㅋ

폭우와 강풍 덕분에 그렇게 예약하기 힘들었던 중청산장의 자리가 취소분으로 널널하다. 

2층 한켠에 우리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관물대 안쪽에 이렇게 써 넣는다. 

'너희가 정말 자랑스럽단다!  지리산과 설악산종주의 건강과 사랑 간직하고 살아가기를...'  

 

 

 

 

 

완전무장을 마쳤다.

비바람이 대청봉 일출을  막았을지는 모르나 우리를 막지는 못한다.

 

 

 

 

대청봉이다.

삼대가 같이 한 대청봉이다! 

그저 잠재적이면서도 무한한 교육의 의미가 있을 거라는

꼴통 다강울타리의 고집붙통이 이루어낸...

우리는 천왕봉에 이어 대청봉에도 당당하게 올라섰다.

 


 

 

 

 

 

 

 

산길 11km.  적지 않은 거리와 험한 지형이 소청을 지나 희운각대피소, 양폭대피소

에까지 이른다.  장인어른의 염려와 주의 덕분에 부상과 사고없이 무탈히 빠져나온다.

 

 

 

 

 

 

 

 

 

 

우는 우리에게 고난만을 준 것은 아니었다.  역경을 이겨낸 것을 보상이라도 해주듯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폭포수가 한여름 장마때 처럼 여기저기서 터져 장관을 연출해 준다.

세찬 바람은 폭포의 기세에 눌려 귓볼을 살랑이며 간지럽히고 달아난다.

지친 다리, 굳어진 어깨, 젖은 몸을 이끌고 가는 이 순간! 모든 것이 사랑스럽다.

 

 

 

 

설악산 눈이 녹아 흘러내린다는 눈물폭포와

 

 

 

 

천당폭포의 계곡을 뒤흔드는 우렁찬 소리는 다해, 강해의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불동계곡의 신비함과 경이로움은 우리에게 지상낙원을 선사해 주었다.

구름에 덮여 능선의 절세가경은 보지 못했으나 구름 밑에 갖힌 천불동...

11월 낙엽이 떨어진 벌거벗은 계곡의 웅장한 기암들과 때아닌 물구경의 조화는

감히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말할 수 있겠다.

 

 

 

 

비는 계속 오고, 렌즈를 닦아낼 만한 것도 모두 젖어...억지로 찍은 사진 속에 겨우겨우

몇장을 챙겨 올려본다.  천불을 지키고 서 있는 귀면암을 지나

 

 

 

 

비선대의 너른바위를 타고 편안한 산책길을 미끄러져 내려간다.

 

 

 

 

 

 

린 아이들을 얼르고 달래서 이런 산행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한다.

"참 대단한 아빠야!"  하지만 나는 안다.  대단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는 걸...

다해엄마, 울타리W님...고생이 많다.  고맙다!!  그리구......*^^*

 

 

 

 

 

 

맙습니다!  기억나시죠?  벌써 20년 가까이 되었겠네요. 

아버님이랑 단둘이 오색으로해서 천불동으로 내려왔던 때요.

그때 아버님께서 워낙 달리시는 바람에 제가 퍼졌었죠?~ㅋ

도봉산 앞에선가 등산화 한 켤레 사주시면서 그 등산화 다 떨어질때까지 쫒아 다니라고

저를 허락해 주셨던......

지금처럼 건강관리 잘 하셔서 내년에 아이들과 공룡능선도 같이 타시구요,

히말라야도 한번 더 다녀오셔야 해요~*^^*

 

 

 

 

 

 

 

1박2일 19.1km,  한계령으로 입산해서 설악동 소공원으로 하산했다. 

 

저 곰 동상 앞에서 수도 없이 기념사진을 찍었었고 찍게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저 사진은...할아버지에게도, 아빠에게도, 엄마에게도, 다해에게도, 강해에게도

평생 간직할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을 것이다. 

 

다강울타리 가족의 다음 도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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