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9일...
다강울타리님이 부캠지기를 맡으신 강원 양양의 갈천오토캠핑장...
늘 한번 가고 싶었던 캠핑장... 여름 휴가를 이용해 3박4일로 다녀왔습니다..
이번 캠핑의 부제...
우리 가족의 첫 산행... 곰배령 트레킹...
곰배령 아시나요? ^^
자연을 지키기 위함인지 하루 입산 인원을 제한한다는 곳,
입산 신청서도 꼭두새벽에 선착순 팩스로만 접수 받는다는 곳,
신청이 성공되었는지 확인도 그 흔한 인터넷 공지도 아닌 전화로만 받는다는 곳...
왕복 10키로... 약 4~5시간의 소요시간...
울 가족들 데리고 곰배령 한번 오르겠다는 신념 하나로 그 역경을 모두 이겨내고, 입산허가를 받아 냈었죠...ㅋㅋ
평소 가까운 동네 슈퍼도 아빠가 안아줘야만 가는 큰딸 7살 예림공주님...
그에 비해 씩씩하게 혼자서 걷겠다는 식신 둘째딸 3살 채민공주님...
그리고 투덜투덜 늘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서도 알고보면 내말을 다 들어주는 딸같은 울 마눌...ㅋㅋㅋ
요 녀석들 데리고... 어린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트레킹코스라고 누가 그러던... 곰배령에 오릅니다... (도대체 누가 그런 유언비어를 퍼뜨린 겁니까ㅠㅜ)
순전히 아빠의 욕심으로...ㅋㅋㅋ
텐트안을 휘 저으며 곤히 자고 있는 녀석들 새벽6시부터 깨워서...ㅋㅋㅋ
부푼 마음(아빠 혼자만의 마음ㅋㅋㅋ)을 안고...
산행을 시작해 볼까요?
▲ 가벼운 옷차림으로 출발대기~~~ 다리찢기로 살짝 몸풀어주는 역시 울꼬맹이 채민이... 언니는 시큰둥...ㅋㅋ
▲ 출발전부터 비가 뿌리네요... 조짐이 심상치 않습니다...
1회용 우비사서 유아용으로 급조한 엄마표 예림이의 흰백색 우비...
▲ 계속 비가 올 경우 입산이 통제될 수 있다는 관리인의 설명에... 살짝 긴장이 흐릅니다...
비가 오락가락... 계곡은 적은 양의 비에도 금방 급류로 변해버려 위험해서 입산이 통제될 수 있다는 안내...
곰배령 가려고 350키로를 달려 왔는데... ㅜㅡ
하늘의 도움으로 비가 그치고... 드디어 입산 허락이 떨어집니다... ^______^
▲ 평소에 동네 슈퍼도 걸어서 안간다는 예림양.... 오늘 트레킹 심~~히 걱정됩니다... ㅋㅋㅋ
▲ 년식(?)에 비해 엄청난 내공을 가지고 있는 나름 강철체력 파워레인져 우비 포스~ 딸랑 3살채민양...
(멋진 우비 흔쾌히 빌려주신 지리사랑님께 깊은 감사를... ^^)
▲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 보셨나요? 시작과 동시에 채민이가 안아달라고 하네요....나참...ㅋㅋㅋㅋㅋ
▲ 얼마 오르지 않아 힘도 빠지고... 수려한 자연경관 감상 겸해서... 아이들 살짝 물장난을 하네요...
평소 강철체력을 떠벌리고 다니던 저.... 뭐 아직 거뜬합니다... 꼬맹이 하나 안고 가는건데요 뭘.... ^^
▲ 엉덩이에 언짢으신 분들께...울 아빠를 대신해 예림이가 대신 사과 드립니다...ㅋㅋ
▲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전혀 기대 안했던... 울 큰딸... 역시 큰 딸은 큰 딸인가 봅니다... 묵묵히 조용히 아빠를 따릅니다...
그에 비해... 내심 아빠의 자랑 울 막내 꼬맹이... 물놀이 할때 빼곤 줄곳 아빠에 매달립니다... 전 어디서 매미가 한마리 온 줄 알았습니다... ㅜㅡ
같이 출발한 일행들은 온데간데 없고...
힘들면 잠시 쉬고... 물이 있으면 잠시 물놀이 하고... 예쁜 꽃이 있으면 감상도 하고...
저희만의 여유있는, 아름다운 트레킹을 합니다...
▲ 조용히 뒤를 따릅니다...
▲ 둘째를 안은 팔이 끊어 져라 아파서... 미쳐 예림이를 돌볼 겨를이 없습니다...
올라가다 슬쩍 뒤를 돌아보면... 울 예림이... 여전히 아빠를 따르고 있습니다... ㅠㅜ
제가 울딸을 그동안 너무 몰랐었나 봅니다...
곰배령트레킹을 첨 생각 할 때만 해도... 예림이를 데리고 가는 길인데... 괜찮을까... 열번도 더 고민고민 하다가 결정한 산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예림이는 아빠가 생각하던 그런 꼬마는 아니었나 봅니다...
아빠가 지대로 감동을 받기 시작한 순간입니다... ㅠㅜ
하긴... 울 예림이 1살때 별명이 '감동의 물결'이었었드랬죠...
▲ 자갈길도 아니고... 바위길입니다... 작은 우리 예림이에겐 결코 쉽지 않은 길입니다...
아빠는 얼굴이 노래집니다... 어느새 눈도 부었습니다ㅋㅋㅋ
채민이... 표정 좋습니다... 맑은 자연의 공기를 듬뿍, 아빠 품에 안겨 실컷 마시고 있으니... 표정 안 좋을리 없습니다... ㅠㅜ
믿는 도끼... 이제 도끼 안 믿습니다... 아 니 못 믿 습 니 다 !
▲ 3시간여만에 드디어 정상엘 오릅니다...
아빠는 얼굴까지 완전 붉어 졌습니다... ㅡ,.ㅡ
예전에 지리산 3박4일도 뛰다 시피 오르던 날다람쥐 아빠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힘듭니다.. 너무 힘든 정상이었습니다...
울 예림이 웃으라 해도 웃지 않습니다... 나름 힘들었을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울 예림이 5분도 안걷는 공주입니다...
그런 공주님이 혼자서 3시간 가량을... 그것도 산을 올라왔습니다...
안 웃어도 좋습니다... 그저 이 산 정상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아빠는 너무 행복한 아침입니다...
울 채민이... 매서운 눈빛 날려 줍니다... 나도 정상에 왔다~~~~~~ ㅡ,.ㅡ
응... 맞아... 너도 정상에 오긴 왔어... ㅡ,.ㅡ
지나가던 한 분이 채민이를 보며 살짝 놀라며 그러시더군요...
' 엥? 이 애기는 어떻게 올라 온거야? 비행기 타고 왔나???? '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옛 어른들이 말씀하셨습니다... ㅡ,.ㅡ
▲ 발바닥이 아픈지... 어느새 양말이랑 신발 벗어 놨네요...
발을 쉬게 하는 법... 스스로 터득했나 봅니다... 대견하고 대견하기만 합니다... ^____^
대견한 만큼... 많이 미안해서 혼났습니다... 가슴이 찡할만큼...
▲ 입이 짧아 평소에 잘 먹지도 않는 예림양...
과자에 이어 과일까지 잘~~ 먹습니다... 힘들었습니다.. 울 딸...
온 세상 과일을 다 사 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입니다... ㅜㅡ
▲ 살짝 엄마품에 기댄 채민이...
얘는 늘 잘 먹습니다... 집에서 밥도 언니보다 더 먹습니다...
당연히 산에서도 언니보다 더 잘 먹습니다... 어디서 구했는지... 가래떡을 하나 들고 먹고 있습니다...
제가 챙겨온건 아니고... 지나가던 분이 주신것입니다... 넉살도 장난아닙니다... ㅡ,.ㅡ
고작 3살인데....ㅋㅋㅋㅋ
▲ 딸들을 데리고 이리 산에 올라와 즐기는 잠시... 늘 바라던 풍경입니다... ^^
▲ 얼굴 벌개져서 참 볼 만 하네요...ㅋㅋㅋ
그에 비해... 예림이와 마찬가지로 국민약골이라고 평소에 나의 놀림을 받던 울 마눌님...
상태 좋~~~습니다... 국민약골 취소...ㅋㅋ
▲ 울 예림이... 이것저것 간식으로 요기 하고 좀 쉬더니... 이제서야 웃어줍니다....
아빠가 너무 미안합니다... 이리 힘든 곳인줄 모르고 무턱대고 아빠의 욕심으로 데리고 온 아빠가 잘못입니다... ㅜㅡ
그런 언니 옆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쏘는 채민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ㅋㅋ
여하튼... 둘다 장합니다...
역시 큰 딸의 위상을 드 높인... 예림이...
그리 잘 할 줄 아빠는 미쳐 몰랐습니다... 예림이를 평소에 그리 잘 안다는 아빠였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는 아빠였었나 봅니다... 반성합니다... ^^
▲ 울 예림이 입술도 하얗게 마른 모습입니다... 만감이 교차하네요... ㅠㅠ
채민이의 입속엔 여전히 음식물이 들어 있습니다... ㅋㅋㅋㅋ
예림이에게 태어나서 젤 힘든 3시간이었을것입니다...
아빠를 원망했을지도 모르죠...
괜찮습니다 뭐... 이겨 냈잖아요... ^^
그저 기특하고 장하고 이쁘기만 할 뿐입니다...
역시 아빠딸이 맞습니다...
(채민이도 장합니다... 세시간을 한결 같이 매달려 있을 수 있는 꼬마도 드뭅니다...ㅋㅋㅋ)
힘든 산행의 반환점을 돌아... 하산을 해야죠...
하산은 그래도 수월하리라 믿습니다...
우리 예림이에게 조금은 덜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조금은 수월한 하산이 되었음 하는 바램입니다............
▲ 예림이 왈~ '아~ 사진 찰영 거부에요...'
엄마가 급조해서 만들어준 누더기 우비가 부끄러웠을까요...ㅋㅋㅋ
그녀의 가느다란 다리가 보이네요...
가늘지만 누구보다도 강한 다리입니다.... 아빠를 울린 다리입니다.... ^^
저기 뒤에 먼발치에서 따라오시는 부캠지기 다강울타리님...
이것저것 볼 것도, 궁금한 것도 많은 예림이여서... 급할 것도 없이 천천히 그 만의 산행을 하는동안...
때론 저렇게 몇발짝 뒤에서, 때론 몇발짝 앞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되어 주신거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울 마눌이 꼭 좀 전해달라고... 너무 감사했다고... ^^)
감동울타리님....ㅋㅋㅋ
▲ 비까지 내려 여기저기 온전한 길이 없는 곰배령...
(누구야? 곰배령 애기들도 쉽게 트레킹 할 수 있는 코스라고 한 사람이...)
▲ 내려오는 길이 한결 여유롭습니다....
엄마가 가르쳐준.... 우산으로 나뭇가지 치기...
나뭇가지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빗방울에 예림이의 얼굴에 함박꽃이 피네요...
엄마를 닮아 무척이나 낭만파여서...
그 흔한 들꽃, 나뭇잎, 작게 흐르는 계곡물도 예림이에게는 훌륭한 장난감입니다...
늘 그렇게 맑고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하는 바램............
▲ 이번 산행에 나에게 뜻밖의 감동을 준 두 여인...
▲ 예림이가 아빠를 대신해 채민이에게 한방 먹이네요...ㅋㅋㅋ
울 꼬맹이 채민이는 내려오는 내내 잤습니다...아빠 품에 안겨서ㅋㅋㅋ
녀석이 잠들어 버리니 이리 축~ 저리 축~ 축축 늘어져서 더 무겁더군요... 고마워 채민...ㅡ,.ㅡ
▲ 하산길의 작은 약수터에서... 예림이가 차가운 계곡물을 받아 아빠의 목을 축여줍니다...
아빠가 젤 아끼는, 젤 사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_________^
▲ 곰배령을 내려오면서... 아쉬운 마음에 한 컷 담아봅니다...
참 뜻밖의 수확을 안겨준 곰배령트레킹.....
장장 다섯시간, 왕복 10km의 산길을 완주해 준 기특한 예림이에 대한 고마움...
아무 것도 모르는 채 아빠 품에서 다섯시간을 매달려 온 귀여운 채민이...
채민이 챙기느라 미처 예림이를 돌볼 여유조차 없었던 아빠를 대신해 힘든 첫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게 뒤에 숨어서 묵묵히 도와준 울 마눌님....
내려오는 길의 아빠의 마음이 어땠을지... 아빠 딸들은 그 마음 모를겁니다... ^^
이제 자신이 조금 생겼습니다...
우리 아기들에 대한 믿음도 많이 생겼습니다...
늘 나약하게만 보였던... 울 예림이... 그 예림이는 그 예림이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참 바보같은 아빠였죠... ^^
예림이가 그러대요... '난 이제 앞으로 트레킹 절대 안가!!!!!!!'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아빠는 잘 알고 있단다...
넌 할 수 있다는 걸.... ㅋㅋㅋㅋ
가끔씩 가족을 동반한 등산....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확신....
사랑하는 나의 아내, 큰 딸 예림천사, 작은 딸 채민천사....
나에게 귀하디 귀한 녀석들....
늘 아빠와 함께 해주는 캠핑의 동반자....
당신들과 함께여서 난.... 너무 행복한 놈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
▲ 늘 즐거운 캠핑 하세요~~~~~~~~~~~~~~~~~~~ ^^
덧붙임....
후미에서 있는 듯 없는 듯 든든하게 지켜주신 부캠지기 다강울타리님... (담부턴 유언비어 퍼뜨리지 마세요...ㅋㅋㅋ)
곰배령에 대한 이모저모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채민이의 멋진 우비를 제공해 주신 지리사랑님...
그리고 두분의 철녀... 건태엄마님과 울타리W님... ㅋㅋ
트레킹 시작부터 끝까지 제가 쓰러질까 걱정해 주시는 마음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
거의 다 내려와서 협박까지 하시며 제 베낭까지 빼앗아 가셔서 대신 짊어지고 가시는
여신포스~에 감명 깊었습니다... 좀 일찍 좀 협박하셔서 베낭 좀 가져가시지...ㅋㅋㅋ
그 외... 같이 곰배령을 올랐던 여러 부엉이 식구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 _ _ )
이상으로....
초보캠퍼 예림천사네 가족의 너무나 행복 했던 곰배령트레킹.... 후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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