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지났네요.
보이시죠? 이제 머리카락도 제법 자랐고 얼굴에 살도 통통하게 올랐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 입니다.
결혼 15년차...
'뜨거운 사랑' 이라는 표현은
이제 '소중한 사람' 이라는 표현으로 순화되어 지는 것 같습니다.
1년전, 소중한 그 사람 앞에서 어린아이 처럼 엉엉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미안했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게도 미안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그 사람 손을 잡고 몰래 눈물을 흘렸더랬습니다.
큰 수술과 힘겨운 항암치료를 잘 이겨내 준 대견함에,
곁에서 변함없이 저와 아이들을 지켜주고 있는 고마움에,
소중한 그 사람이 참 사랑스럽다는 마음에 울컥 눈물이 났더랬습니다.
그 간 캠우님들께서 방문도 해 주시고 전화, 메세지 등 격려와 응원의 말씀 해 주셔서
정말로 큰 힘이 되었고 기운을 차리고 용기를 북돋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한 분 한 분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특히 가족처럼, 자신의 일처럼 지난 일 년 우리 가족을 챙겨 준 제임스홍 님, 건태아빠 님,
미주파파 님 가족에게 이 후기를 빌어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강울타리, 다시 飛翔하다!
10여년 전 300석 배를 타고 생고생을 하며 들어갔던 거에 비하면 이제 울릉도 갈만 합니다.
천석 규모의, 얼마 전까지 포항에서만 뜨던 선플라워호가 묵호항에서도 운행되네요.
울렁울렁 3시간 반, 울릉도에 도착합니다.
도동항엔 온통 관광객을 찾는 가이드, 가이드를 찾는 관광객으로 붐빕니다.
그렇게 북적 거리며 짜여진 일정에 다닐 거 뭐 있습니까?
시내버스 타고, 배낭 지고, 햇살이 불어오는 곳으로 터벅터벅...
울릉도, 역시 백패커들의 천국입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백패킹이니 만큼
너무 외지지 않고 정류장과 가까운 구암마을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합니다.
옛 구암초교 터에 울릉군청에서 캠핑장을 조성 중인데 아직 정식 오픈은 아닙니다.
백패킹과 가족여행을 함께 해야 하는 컨셉의 숙영지로는 딱이겠다 싶어 선택했는데
오션뷰에 3백평 정원 독식~ㅋ 정보를 준 홍혜선부장님께 감솨!*^^*
태하등대에 오르는 일도 수월해 졌습니다. 모노레일 탑승!
태하등대에 오르는 이유는...
대한민국 10대 절경 중에 하나,
바다를 껴안은 천연 전망대 울릉도 대풍감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섬사람들이 말하는 소라껍데기 계단을 타고 태하항 해안 산책로를 탐방합니다.
평화로움 그 자체 입니다.
다해가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아빠 따라서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그 곳에 살고 싶단 생각 들었던 적은 없었는데
여기는 다르다고, 울릉도에선 살고 싶단 생각이 절로 든다고.
다해야...기대해도 좋아~ 울릉도 이제 시작이다!^^
강해야...보이니?
걱정하지마. 너희가 원할 때까지는 아빠가 같이 바라봐 줄께!
낮에는 오션뷰, 밤에는 조명까지...
독채로 쓰다 보니 침실, 거실, 주방이 따로.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울릉도 우리집 입니다.
둘째날 아침 서둘러 사동신항에 도착해 독도행 티켓팅을 끝내고
평상시 훈련해(?) 왔던 기동력을 발휘해 속전속결 아침을 해결합니다^^
다해가 그렇게도 가 보고 싶어했던 독도를
저도 다해 덕분에 가 보게 되었습니다.
독도에 접안하기 위한 신고식이 혹독하네요.
험난한 파도를 뚫고 들어가는 길 엄마와 누나는 멀미 때문에 죽겠다는데
강해는 엄마, 누나 모습이 웃겨서 죽겠답니다. 강해는 역시 강한가 봅니다~ㅋ
육지에서 250km, 뱃길 5시간 반, 대한민국령 독도!!
DO YOU KNOW? DOKDO BELONGS TO KOREA
건아엄마님...우리가족 독도 유니폼 쌩유~~~*^^*
태극기가 휘날리는 동도.
김성도씨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서도.
30분만 허용되는 시간이 아쉽긴 하지만
독도에 접안할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감사할 따름입니다.
뒤에선 빨리 배에 오르라고 난리고
다해, 강해도 창피하다고 그냥 빨리 배 타자 했지만 부모 욕심이 어디 그런가요?
이 사진이 왜 그렇게 꼭 찍고 싶었을까요?~ㅋ
독도야, 안녕~~~!
언제나 그렇게 있어 줄 거지?
일정도 중요하지만 뱅뱅 돌고 있는 머리는 제자리에 가져다 놔야 할 거 같아서...
독도 뱃길 후유증~캬캬캬
역시나 강해는 멀쩡!
새단장으로 공사 중이다가 어제 다시 새롭게 개관, 행운이 계속 따라 주네요.
도동 해안산책로.
진청색 푸른 바다와 이국적인 기암 절벽을 따라 동화 속 이야기 같은 길이 펼쳐집니다.
Camping age...
중학생이 된 다해의 시대는 가고...
초등 2학년 강해의 시대가 오리니...
앞으로 4년 간 강해는 Camping age 전성기를 맞이 하겠죠?^^
부모는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아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네요.
부모와 함께한 시간이
아이의 마음 속에 종자돈이 된다는데...정말일까요?
"강해야, 누나한테 했던 것처럼 강해한테도 종자돈 많이 만들어 줄께!"~ㅋ
셋째날 아침, 강해도 한 몫 거들어 줍니다.
휴식을 위한 백패킹도 있으나 이렇게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백패킹은 역시 기동력 입니다^^
셋째날은 섬에서 나가는 날이라 베이스캠프를 철수하고 배낭 둘러메고 길을 나섭니다.
울릉도 시내버스는 천부방향과 저동방향 두가지 주노선이 있고
지금은 천부에서 석포 들어가는 간선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도와 버스시간표만 들고 숫자만 읽을 줄 알면 전혀 문제 없이 다닐 수 있습니다.
외지로 조금만 나오면 다들 너무나도 친절하셔서
현지에서 살아있는 정보를 날로 먹을 수 있습니다~ㅋ
천부항의 전경입니다.
저 멀리 노인봉도 보이고 버스 출발 시간을 기다리며 섬주민에게 바로 앞 송곳봉에 대한
얘기도 맛깔나게 전해 듣습니다. 옛날 마을 사람들은 저 깎아지른 듯 한 봉우리에 올라가
두 팔 가득 안기도 힘든 커다란 향나무를 해 왔다는...
천부에서 석포 들어가는 길 그 유명한 코끼리바위는 잠시 카메라의 문제로 눈으로만 담고
대신 일선암, 이선암, 삼선암과 함께 인증샷을 날립니다.
바다 빛깔하면 제주 우도와 여수 금오도, 그리고 삼척과 울진의 겨울바다가 떠오릅니다.
저마다 뽐낼만한 이유가 있지만 이 곳의 필살기에 감히 대적하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에메랄드 빛 바다는 깊이와 상관 없이 바닥이 보입니다.
맑고 깨끗한 공기와 물 덕분에 울릉도에선 그 특유의 바다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석포항 끝에 다다르면 관음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사람이 건널 수 있는 연도교를 놓은 지 얼마 안 된 새로 개발된 무인도 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간직되어 있어 정말 순수하고 티 없이 맑은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인간의 욕심에 오히려 보존 되어야 할 곳이 개발되었다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잘 정비된 탐방로를 따라 질서를 지키는 것이 배를 타고 들어가는 등
무분별하게 발길이 닿아 훼손되는 것 보다는 낫겠다 싶습니다.
탐방로를 따라 반대편에 다다르면 1박2일 멤버들이 찾았던 죽도가 보이네요.
여하튼 울릉도에 가시게 되면 관음도는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 입니다.
4년 후 이 곳이 뚫리면 울릉도는 해안 일주도로가 완성됩니다.
석포에서 저동으로 가는, 울릉도에서 제일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구간 입니다.
이미 여기저기 해안도로에 터널이 뚫려 예전 울릉도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았지만 그나마 자연과 잘 어우러지게 노력을 한 것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석포항에서 저동까지 배를 타고 이동하며 마지막 일주도로가 뚫릴 해안 절경 구간을
볼 수 있었는데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되어 마저 담질 못 했습니다.
산에서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국내 유일의 염소뿔 폭포라던가 갖가지 기암괴석들이
잘 보존 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Adieu~~~ Ulleung&Dokdo!
3박3일의 달콤한 여정. 다강울타리 가족 다시 飛翔 합니다.
다해엄마! 이제 아프지 마라!!
p.s) 6월 부캠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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