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들려준 이야기

건아엄마의 캠핑이야기8-주왕산편 (작성: 건아엄마님)

다강울타리 2010. 12. 19. 15:20

 

청송...

그옛날 인적이 끊긴 산길을 수백리 걸어

하늘과 맞닿은 고개를 넘고 넘어

깊은 계곡을 하염없이 걸어야만 이르렀던곳...

올때 힘들어 울고 떠날때 수많은 비경과 후한인심에 가기싫어 또 울었던 그곳을..

저또한 눈물을 머금고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당나라 주왕이 신라 마장군을 피해 숨어 살았다 하여 주왕산이라 불리우며

숱한 전설과 비경을 간직한채

늠늠한 위용을 보여주고 있는 기암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주왕산 상의 야영장에서의 캠핑이야기... 시작합니다.

 

2010년 12월 17일.

날도춥고 눈이 온뒤라 산길 곳곳에 빙판이 얼어있어

운전 조심하시라는 문자를 모니카님께 받고 출발을 하였지요.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것을 실감이라도 하듯

청송으로 들어서자마자 곳곳에서 방역을 하였습니다.

출발 4시간만에 도착한 상의 야영장은 잘 정돈 되어 있었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속에 도착한 우리들을

포옹으로, 악수로,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미주파파님과 모니카님 여주선비님과 무달님 옛날제비님과 별빛따라님이

계셔서 마음이 얼마나 따뜻해 졌는지 모릅니다.

 

서둘러 텐트를 치고 화목난로에 불을 지피고

쏟아질것 같은 별도 감상하며

내일을 위해 조용한 금요일 밤을 보냅니다.

 

2010년 12월18일

정성스런 아침상이 차려집니다.

모니카님의 미역국과 따스한밥 여러가지 전. 울타리W님의 구절판.

손사임당님께서 직접 만드신 고구마 케잌.등등

모범적인 캠핑생활에, 주변사람들을 항상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바로 그사람의 생일이었습니다.

깜짝 생일상에 어쩔줄 몰라하며 당황하시던 다강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다강울타리님 울타리W님 언제나 행복하세요.

 

 

아침을 먹고 예정되었던 주왕산으로 산행을 떠납니다

 

 

주왕산 입구에서 부터 심상치 않은 위용과 기세를 보이는 기암을 보며

제맘은 설레이기 시작했습니다.

 

한반도에 공룡이 떼지어 살던 아득한 그 옛날...

화산 폭발로 생겨난 기암이라는 안내문을 읽고 제눈에는

공룡이들이 떼지어 노닐던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마치 수천만년전을 거슬러 올라 그들과 함께 공존되는 신비함을 담은곳...으로

살며시 들어가봅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들이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같은 기암도 달라보이고 불과 100미터를 사이에 두고

딴나라 딴세계가 펼쳐집니다.시간이 멈춰버린것 같으면서도 조용히 움직이고있는

이 신비하고도 이상한 나라에 저희는 점점 동화되어갑니다.

 

 

제1폭포

 개인적으로 3개의 폭포 중에서 제1폭포가 제일 예뻤던것 같습니다.

꼭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똑 떼어낸듯한

동글동글한 느낌의 바위가 참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제2폭포를 가면서 발견한 동물발자국

 어느 짐승의 것일까요?

흔적을 남겨놓지 않았더라면 그 존재조차 가늠하지 못했을겁니다.

그 존재를 궁금해 하지도 않았겠지요.

 

 

제2폭포

 

 

 제3폭포

세 폭포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폭포였지만

역시나 얼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주왕이 폭포에 세수하러 나왔다가

마장군의 화살에 맞아 생을 마감했던 주왕굴.

 폭포가 그대로 얼어있어 마치 시간이 멈춰 버린 듯한느낌에

숨을 쉴수가 없을 정도로 심장이 터져 버릴것 같았습니다.

멈춰진 시간들 사이로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주왕과 마장군이 마지막으로 대치했던 순간들...

화살에 맞고 떨어지며 흘렸던 주왕의 피가 수달래라는 꽃으로 피어오르는 환영들...

승리의 함성소리...아.....터져버릴것같은 그 느낌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떡 찛는 시루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 시루봉

하지만 옆모습은 인자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할아버지를 닮고 있었습니다.

 

 

급수대와 병풍바위.

하늘은 왜이리도 시리고 파랗게 느껴지는지...

구름한점 없는 선명함에 주왕산은 저희에게 모든걸 허락한듯합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어서

서둘러 캠핑장으로 돌아와 저녁을 준비합니다.

 

아침에 급하게 치러졌던 다강님의 생일 파티가 예쁘게 준비 되었고

잊지못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여러모로 설겆이가 불편했지만

멋진 아빠들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2010년 12월 19일

캠핑장에 아침이 찾아왔습니다.

에이포님께서 따님들과 배드민턴을 치고계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놀아주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좋은 자극을 받으며 다짐해 봅니다.아이들을 좀 더 챙기자~~!!

 

어제남은 음식으로 아침을 먹고

서둘러 철수를 하고 주산지로 향합니다

"건아야~"하고 부르면 "미주오빠~~"하고 달려와 안기는 닭살커플입니다.

힘드실텐데도 싫은 내색 한번 안하시고 10번이면 10번 다 안아서 날려주십니다.

미주파파님~ 항상 이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70년 전에 만들어진 저수지에는

150년을 뿌리내리고 하반신을 물에 담군채 살고 있는

왕버드나무들을 볼수가 있었습니다.

겨울이 아니라 봄이나 가을이었다면 더욱 환상적인 모습을 볼수있었겠지만

겨울의 고목나무가 주는 거칠고 강인한 느낌도 나름 참 좋았습니다.

얼어있는 저수지에서 얼음이 녹을때마다 갈라지는

살쾡이 울음 같은 우르릉 소리가

난 살아있어~!! 난 살아있다~!! 라고 들리는것 같아

가슴을 뒤흔들었습니다.

비록 죽어있는것 처럼 보이지만

조용히 봄을 기다리는 자연의 섭리가 얼마나 놀라운지요...

 

친정아빠같고 친정엄마같은 미주파파님과 모니카님.

두분을 항상 닮고 싶습니다.

 

친형같고 친언니같은 제임스홍님 가족과 다강님 가족들~^^

 

애기와 이사님이라는 별명을 동시에 소화시키는 매력만점의 홍애기이사님~!!^^

 

주산지에서 나와 하회마을로 향하는 길에 사과 파는 가게 앞에서

주섬주섬 먹을것을 꺼내어 점심을 해먹습니다.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후한 시골 인심을 제대로 느껴봅니다.

역시나 주왕산을 꼭 다시와야 겠습니다.

 

1년전... 다강님이 올리신 후기를 보고

꼭 다녀오리라 결심하였던 주왕산이었기에

멀어도 서슴치 않고 달려왔습니다.

이국적이고도 몽환적인 주왕산의 비경에 감탄하고 또 감탄하며

주왕산의 봄 여름 가을을 다보고 싶은 마음에

또다시 다음 일정을 잡고서야 발길을 되돌릴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따스한 손길로

시린 날씨를 이겨내며 거닐던 그 길...

그 길에서 아름다운 추억 하나. 더하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