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들려준 이야기

건아엄마의 캠핑이야기10-가족이란...(작성: 건아엄마님)

다강울타리 2011. 8. 15. 13:09

 

완전하지못한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하나의 가족을 이루고

이세상에서 유일한 자기편이 되어주며

나의 유전자를 가진 또다른 인격체를 길러내는일....

사람이기에 할수있고 가족이기에 가능한 의미있는 일...

 

 

(등선대에세 바라본 설악산 칠형제봉)

 

우린 얼마나 자연과 닮아있을까?

우린 얼마나 자연을 알고 있을까?

우린 얼마나 자연을 잊고 살고 있는가?

 

(설악산 등선대)

 

바위 하나 하나..

나무 한그루 한그루...

그들의 이름을 다 알지도 알수도 없겠지만

 

무리지어 하나의 아름다운 비경을 만들어 내는 그들처럼...

마음속에 커다란 감동이 파도치며 큰 깨달음을 주는 그들처럼....

우리도 가족을 이루어 저마다 아름다운 비경을 만들어내고 있는것이 아닐까?

 

숲향기 계곡 내음이 가득한 그곳에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본다.

 

<설악산 흘림골~등선대~주전골>2011.8.15

 

설악산을 오른것은 처음이다.

울산바위를 포기하고

미주파파님께서 추천해주신 흘림골~등선대~오색약수 트레킹코스를 주저없이 선택한다.

 

 

수도없이 많은 계단을 치고 오른다

오전내내 배앓이를 하는 건아를 업고 

무엇때문에 이토록 열심히 오르는것일까?

 

저 멀리 보이는 절경에 산을 오르는 내내

억~~~우와~~역시~~~감탄사를 연발했던 설악산...

여기가 우리나라가 맞는지...중국 어디쯤에서 뽑아다 심어놓은 산들은 아닌지...

눈을 의심케하는 장관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늘로 쏟아있는 바위는 거대하고 웅장한 아빠의모습이...

산골짝 깊은곳에선 기이하고 신비한 엄마의 모습이...

.

(여심폭포)

 

등선대에 올라서니 천진난만한 아이들의모습이...어우러져있다

(촛대바위)

 

신선이되어 올랐다는 등선대에 올라서니

든든한 아빠...한없이 의지하고픈 엄마...천친난만한 아이들까지..

어쩜 이리도 자연과 닮아있는것일까?

 

드넓게 펼쳐진 하늘과

웅장하고 거룩하기까지 했었던 바위산들이

내 발아래 있다는 사실이 흥분되고 설레였다

신선이 되어 올라가는 이들의 심정이 이러했으리라.

세상을 다가진듯한 뿌듯함으로 한없이 자유로워지는 순간이었다.

오색약수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자연경관 앞에서

티끌만한 인간의 존재감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이렇게 작고 나약한 존재가 어찌 자연을 거스르며 살수있을까?

바람이불면 부는대로

물이 흐르면 흐르는대로

그렇게 욕심없이 살수만 있다면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수있지 않을까?

 

 

<삼척 덕풍계곡 >2011.8.20

(덕풍계곡 제1용소)

이곳또한 미주파파님의 소개로 알게된 곳이다.

 

이천년전 이곳에 의상대사가 나무로 만든 비둘기 3마리를 날렸는데

1마리는 울진 불영사에 떨어지고, 1마리는 안동 흥제암에,

나머지 1마리는 이 덕풍계곡의 용소로 떨어졌다고 한다.

나무 비둘기가 떨어진곳은 천지개벽이 일어나 아름다운 산수의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곳...

그 깊은 계곡속으로 들어가본다

걷다가 길이없으면 연어들처럼 계곡을 거슬러도 가보고

길이보이면 계곡옆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 가본다

밧줄에 의지하며 험한 길도 건너가보고

가족끼리 만나게 되면 자연스레 포즈도 취해본다

 

멋진 경관들은 카메라에 담아두기도 한다

 

1용소를 지나고 2용소가 나올때까지...

그곳에 몸을 담고 마음을 담고 웃음을 담는다

 

목적지인 제2용소 앞에서

아름다운 가족들이 저마다의 다양한 웃음과 몸짓으로

기쁨의 순간을 기념한다.

아이들이 웃고..어른들도 웃고...

우리를 내려다보는 그들도 웃는다...

  


 

중국에서 날아온 모니카님의 둘째 아드님 우종씨^^

항상 두분만 뵙다가 세분이서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얼마나 완벽하고 아름다웠는지...

가족이란...그런것이다.

혼자보다는 둘이..둘보다는 셋이... 셋보다 넷이 만들어내는

인생드라마속의 하모니가 더욱 아름답게 들린다는 사실...

 

난 이분들의 딸이다.

비록 피를 나누진 못했어도

내게주어진 인생을 즐겁게 나누고자 한다.

자연을 닮은 큰 사랑을 배우고 나누고자 한다.

홀로살아가기엔 세상은 너무나 외롭고 힘든곳이기에...

또다른 가족을 만들어 어불려 더불어 살고자한다.

 

난 가족이 있다...

평생 미워하기도..평생 사랑하기도 한 나를 낳아준 아빠가 있고...

나만을 의지하며 나를 키워준 엄마가 있고...

한여자만 죽도록 사랑하는 바보같은 남편이 있다...

나와 남편을 반반씩 닮은 나의 아이들도 있다...

 

결혼을 하기전까지...

난 늘 노래하고 싶었다...

난 늘 사랑하고 싶었다...

난 늘 삶이주는 힘든 굴레를 벗어나고 싶었다..

바람처럼 이리저리 떠돌며 자유롭게만 살고 싶었다...

 

살얼음판처럼 불안한 나의인생에서

유일하게 온전함을 가진 사람을 만나

그의 온전함을 빌어

지금은 온전한것 처럼...조심스레 살고있다.

 

이런 나의 삶에서

캠핑이란

또 다른 가족을 만드는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사랑하기만 하면 되는 엄마 아빠가 생겼고

만나면 즐겁기만한 언니 오빠들이 생겼다.

예쁘기만한 조카들까지 덤으로 얻었다.

 

 

그들의 자유로움에서 위안을 얻고

그들의 천진난만함에서 용기를 얻는다.

그들에게서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삶의 지혜를 배운다.

느긋함과 여유로움과 낭만과 웃음에

여직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가족이주는 든든한 힘을 느낀다....

가족이란... 삶의 힘든 굴레가 될수도

든든한 울타리도 될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의 작은노력이.. 나의 작은수고가.. 나의 작은배려가...

내 아이들에게 내 남편에게 내 가족들에게

얼마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수있는지...

그 놀라운 힘을 알기까지...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고맙습니다.모니카님~~ ㅎㅎㅎ

 

나머지 나의 인생을 아름다운 하모니로 연주할수 있는 그날까지...

나는 또 달릴것이다.

나의 사랑하는 캠핑가족들과 함께...